2019-10-22 14:01 (화)
도연명(陶淵明)의 귀원전거(歸園田居)와 귀거래사(歸去來辭)를 찬찬히 생각해 보니...(1)
도연명(陶淵明)의 귀원전거(歸園田居)와 귀거래사(歸去來辭)를 찬찬히 생각해 보니...(1)
  • 감충효
  • 승인 2019.04.21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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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간주 나무에 귀원전거(歸園田居)와 귀거래사(歸去來辭)를 새기며

5년 전 썩은 살은 발라내고 뼈만 남은 노간주 나무(杜松)에 도연명(陶淵明)의 귀원전거(歸園田居) 其 二와 귀거래사(歸去來辭)를 새기며 스스로 나름대로의 전원생활을 꿈꾸었던 일이 있었습니다.

귀원전거(歸園田居)와 귀거래사(歸去來辭)를 새겨넣은 노간주 지팡이와 목골(木骨)

고향에 남아 있는 전답에 거금을 들여 복토하여 매실나무, 대봉 감나무, 땅두릅, 석류나무, 무화과 나무, 화목으로는 연산홍, 철쭉, 회양목 등을 심고 울타리는 치톤피드를 가장 많이 품어내는 편백나무를 줄지어 심어 사이사이에 야생동백나무를 심었습니다. 동백나무사이의 공간에는 꽃잔디를 심었지요. 운치를 좀 살리느라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죽산(竹山)마을의 상징인 대나무도 몇 뿌리 심고 언덕에는 참마씨를 뿌렸으며 고급 요리에 쓰이는 다년생 채소 양하(蘘荷)를 심기도 했습니다. 그 당시 약초로 한창 인기를 누리던 어성초도 많이 심었습니다.

그리고 봄, 여름 관리를 위해 건설업 하는 후배에게 부탁해 컨테이너 하우스를 설치할 장소도 마련했습니다.

그 해 봄에 비가 너무 자주 내려 문제가 생겼습니다. 배수가 잘 안되어 과일 나무들이 자라지를 않고 잡초만 무성하게 되니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겁니다. 아는 후배에게 50cm 복토를 하라고 했는데 이 후배는 나름대로 좋은 겉흙을 걷어내어 한 곳에 모으고 다시 깊이 파서 자갈 섞인 흙을 파내어 겉흙을 다시 집어 넣는데 치중하였고 외부에서 가져온 흙은 얼마 안되었기에 결국 측정해보니 20cm만 복토된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복토 공사를 다 한걸로 저에게 연락을 준 것입니다. 나름대로 깊이 파는데 신경을 써준 것 까지는 좋았는데 높이가 문제였습니다. 문제는 제가 그 현장에 없었다는 것이 실패의 원인이었습니다. 이미 묘목은 사 놓은 거라 반신반의 하면서 심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선 가식하는 수준으로 심어 놓고 나머지 30cm를 곧 복토하자고 했지만 그 것이 잘 지켜지지 않았고 첫 실패에 또 자금을 투자하는 여력도 없어져 버렸습니다. 전원에서 농사를 지으려면 현장에 살아야 하는데 저는 그것을 못하고 과일나무부터 심은 것입니다. 현장에 있었다면 비가 올 때마다 도랑을 파서 배수를 해주고 순차적으로 조금씩 땅을 높였으면 괜찮았을 텐데 그러지 못했지요. 묘목 값도 제법 들었고 복토비도 많이 투자했는데 이렇게 되니 의욕이 생길 리가 없지요.

그렇다고 혼자서 서울을 떠나 고향으로 내려가는 것도 쉽지 않고 누군가 경작할 사람도 나타나지 않는데다가 그냥 두면 황무지가 될 가능성이 커 2년 전에 매각을 하고 말았습니다.

할아버지 대부터 내려온 농토여서 어떻게 해서라도 지키려고 했는데 귀농을 하지 않는 한 농토를 지켜내기가 어려웠습니다. 어릴 적 그 농토 주변은 저의 추억이 깃든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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