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2 14:01 (화)
DMZ를 달리는 특별한 마라톤, 또 다른 특별한 인연
DMZ를 달리는 특별한 마라톤, 또 다른 특별한 인연
  • 감충효
  • 승인 2019.04.07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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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14년도 8월에 쓴 글인데 고향 사람들로 구성된 남해달리기모임(남달모) 활동을 상기하여 소개하고 그 당시 양구의 DMZ를 달렸던 좀 특이한 마라톤이라 그 당시의 느낌을 써서 어느 카페에 올렸던 글을 하나도 가감없이 여기에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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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4일 양구 DMZ 마라톤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새벽 330분에 기상하여 집을 나선다. 대회에 참가 신청하여 새벽 5시에 잠실과 덕수궁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거나 개인 승용차로 대회에 참가한 남달모 회원은 회장과 명예회장을 비롯한 11명이었다. 양구의 민통선 북방지역의 DMZ를 달리는 이 대회는 단순한 달리기를 넘어서는 의미가 큰 대회이다.

 

부대의 초소에 신분증을 제시하여 맡기고 연병장에 차량을 주차하는데 마침 장병들의 일조점호가 시작되고 있었다. 국기가 게양되고 애국가가 울려 퍼진다. 경기가 시작되는 이목정 대대 연병장까지는 주최측이 제공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해야한다. 3,000 여명의 참가 선수 중에는 외국인도 아주 많이 눈에 띈다. 식전행사 때 양구군 관계자는 쉽게 와 보지 못하는 DMZ 인근 민통선 북방지역에서의 달리기는 일생에 있어 흔한 기회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군악대 환영 프레이드
군악대 환영 프레이드

대회를 주최하는 기관장, 후원하는 부대장의 인사와 전 국가대표 이봉주, 김완기씨가 소개되고 준비운동 후 종목별로 스타트라인으로 이동한다. 카운트다운 직전 선수들은 서로 앞뒤의 사람들 어깨를 주물러주고 두드려주면서 완주를 다짐한다. 필자의 바로 앞은 이봉주 선수였다. 두타연 계곡을 따라 난 길은 처음 1km 정도는 포장도로이지만 그 이후는 황톳길이다. 달리는 양쪽 숲은 절대 들어가지 말아야 할 지뢰밭이다.

 

두타연 길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비무장지대 안에 있어서 그 주변은 자연생태환경의 보고이다. 시원한 계곡 물소리와 아름다운 경관에 감탄하면서도 바로 인근에 북의 철책선이 가로 놓여있고 총구가 남으로 향해 있는 걸 상상하면 한 걸음 한 걸음이 편안한 달리기만으로 끝날 수 없다. 비무장 지대 안에 산재한 이름 모를 병사들의 녹슨 철모며 포탄을 보며 풀어지는 온몸의 근육을 다시 긴장시키며 정신을 가다듬어 본다.

 

 

양구군 제공 자료
스타트 장면 (양구군 제공 자료)

 두타연까지는 3.7km 남았다는 팻말이 눈에 들어온다. 좌측에 전투 위령비도 보인다. 오늘의 반환점은 두타연(頭陀淵)을 한 참 지난 지점이다. 참으로 청정한 지역이다. 금강산에서 발원한 이 계곡의 물은 여기 까지 흘러오면서 깎아지른 절벽아래 연못이 만들어져 두타연이라 이름 하였는데 그 옛날에 폐사한 두타사(頭陀寺)라는 절에서 유래한다고 했다. 이런 저런 생각에 힘이 실린 두 발은 무사히 결승선을 밟는다. 기록에는 큰 관심이 없다. 제한시간에 들어오면 그로서 만족이다.

 

경기를 마치고 땀으로 범벅이 되고 뜨거워진 몸을 찬물에 식히는 샤워 또한 큰 즐거움이다. 모든 피로는 이 때 모두 날려 보낸다. 장병들이 쓰는 넓고도 깨끗한 샤워장에서 오랫동안 행복 만끽이다. 그리고 주최 측에서 제공하는 떡국과 두부 김치 막걸리가 또 마라토너들을 기다리고 있다.

 

 

필자와 남달모를 환영나온 이병득씨와 함께-피니쉬 라인을 통과하고
필자와 남달모를 환영나온 서암님과 함께-피니쉬 라인을 통과하고

전날 중년 해우소 카페에 근황을 알리면서 마라톤 참가 이야기를 올렸는데 바로 서암님의 댓글이 달렸다. 서암님이 바로 양구에 살고 계시리라는 것은 꿈에도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결승선 통과후 12시 경에 산소의 벌초를 마치시고 옷을 갈아입고 오시는 서암님과 첫 만남은 그렇게 이루어졌다. 어찌나 인자하신 표정을 가지신 분이셨는지 필자의 마음이 저절로 환해졌다.

 

셔틀버스를 타고 먼저 떠난 남달모 회원을 제외한 여섯 명의 회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양구에서 유명한 회냉면집을 안내해 주는 바람에 그 곳의 음식 맛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하였다. 동족상잔의 쓰라린 상흔이 남아있는 이 곳의 치유는 지금의 분열된 국론을 가지고는 어림도 없다. 적폐를 청산하고 국가개조가 실현되어 단합된 우리의 국력이 넘쳐나고 온전한 민주·자유·평화의식이 꽃을 피울 때 모든게 가능하리라는 생각을 해보며 DMZ 마라톤을 넘어 한 반도 북단까지의 내달릴 수 있는 날이 빨리 닥아 오기를 기원해 본다. 그리고 마음과 마음이 중년해우소를 통해 엮어졌다가 마라톤 경기장에서 손잡으며 만난 서암님과의 인연이 더욱 빛나는 이 번 마라톤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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