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7:51 (금)
어찌하여 갈등(葛藤)의 바람인가?
어찌하여 갈등(葛藤)의 바람인가?
  • 감충효 기자
  • 승인 2019.01.16 2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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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죽저수지에서 바라본 망운산

1. 나무보다 숲을 보는 마음으로

지금 출향민들은 남해의 나무보다 숲을 바라보며 걱정한다. 가까이서는 나무가 잘 보이고 멀리서는 숲이 잘 보인다. 

나무 개체 하나하나를 뚫어지게 바라보지 않아도 숲에서 일렁이며 일어나는 일은 이미 멀리서 더 종합적으로 감지되는 경우가 많다. 가까이서 본 나무에 연초록 잎이 피기도 전에 벌써 멀리서는 만산에 어리는 나무들의 물오름 풀빛을 본다. 반대로 가을이 오기 전 가까운 나무에게서는 보이지 않는 풀빛 미세한 퇴색과 엽록소 저하현상의 이미지는 멀리서 더 쉽게 감지된다.

마찬가지로 인터넷 정보화 시대에 수시로 고향을 드나드는 출향민들은 향우회나 산악회, 친목회, 동창회 등에서 실시간 고향 소식을 비교적 안정되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받아들여지게 되고 곧 이것은 여론이라는 것으로 생산된다. 고향을 떠나 타향에서 먹고 살기 힘들다 해도 심령의 안테나는 조상의 뼈가 묻히고 자기의 태를 묻은 고향땅을 향해 뻗혀 있기 마련이며 틈만 나면 고향에서 오는 소식에 주파수를 맞추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런 일은 내 고향이 잘 되기를 비는 한결같은 마음에서 우러나는 것이다.

이미 ‘남해인터넷뉴스’ 2018년 10월 13일 자 스튜디오에 ‘부주의와 부조리로 더럽혀진 입현습지’ 제하로 보도된 여름 장마에 침수 파손된 만신창이의 현장 사진은 정말 비참하였다. 강진만 철새도래지 늪지대에 느닷없이 들어섰던 태양광 발전시설의 참상은 대한민국 곳곳에서 무너져 내린 산사태 태양광 발전소와 함께 크나큰 충격을 주고도 남았다. 강진바다에 밀물이 밀려오면 제방의 수문은 자동으로 닫히게 되고 바다로 나가지 못하는 봉천의 물은 호수를 이루며 간조가 될때까지 물이 차오른다. 장마가 오거나 폭우가 쏟아져 내리면 봉천의 물은 순식간에 제방을 채우며 범람 직전까지 가기도 하는 이런 습지의 상습침수지대에 어떻게 이런 시설을 할 수 있었는지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다.

그리고 휀스에 붙어 있는 ‘위험 특고압’의 간판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만약 발전 중 이런 일을 당했다면 더 큰 문제로 이어졌을 것이다. 2019년 제1회 보물섬 남해 한국철새박람회(KBF)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전국 조류관련 단체 및 전문가를 초청한 2018년 12월 22일과 23일의 1박 2일 팸투어에 참가한 일이 있었다. 주민사업체 활성화를 위한 여행상품 개발 팸 투어였는데 그 때만 해도 부서진 휀스는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고 ‘위험 특 고압’ 간판은 그대로 붙어 있었다. 습지에 깊숙이 박아 놓은 지지대의 수많은 말뚝들은 보기 흉하게 습지 바닥에서 머리를 내밀고 있었고 태양광 발전 판넬을 지지했던 철 지주와 철판은 갈대밭 사이에 수북하게 쌓여 있었으며 나무바퀴 비닐 끈 등 폐자재들도 휀스 주변에 쌓여 있었다.

그리고 물에 침수되었다가 건져낸 태양광 판넬들은 물론 포장지를 뜯지도 않은 엄청난 양의 판넬들도 철새 도래지 습지 옆에 가득 쌓여 있었다. 2월 15,16,17일 3일간 2019년 제1회 보물섬 남해 한국철새박람회(KBF)가 진행될 주된 장소가 이 곳이기에 지금 쯤 말끔히 청소가 되고 모든 쓰레기나 폐자재들은 옮겨져 처리 되었을 것으로 본다.

2. 망운산에 백척간두와 운명이 걸리는 일은 결코 없기를 바라는 이유

이렇게 태양광 시설이 침수되는 난리를 치더니 이번에는 그 철새도래지를 내려다보는 망운산에 생각지도 않은 문제가 터져 일어났다. 그것은 어느 날 연일 고향 언론의 한 축인 두 신문에서 깜짝 놀랄만한 주제인 톱기사가 신문의 1면을 장식했기 때문이다. 세 신문을 보면 더 많은 정보에 접할 수 있겠지만 오래 전부터 구독하고 있는 신문은 두 가지여서 우선 여기에서는 두 신문만 예로 든다. 리 고향의 태양광 발전소의 참상에 이은 또 다른 비보가 날아 든 것은 2018년 8월 9일과 10일이다. 물론 그 이전에도 관계기관에서는 이런 문제를 다루었겠지만 결정적으로 언론에서 터져 나오는 풍력의 바람은 이때가 아닌가 싶다.

‘남해군 주산의 운명이 백척간두에 놓였다’

무슨 일로 이렇게 위태로운 ‘백천간두’와 듣기에 무거운 ‘운명’이란 단어가 걸리는가? 군이 2018년 7월 23일자로 망운산풍력발전단지 개발행위를 조건부 허가 한데 대한 신문들의 보도이다. 그리고 망운산 주능선의 항공사진에 거대한 풍력발전기 9개를 그려 넣은 화보도 선보였는데 한 눈에 거대한 아홉 골리앗의 발아래 고향의 신성한 망운산 주능선이 등허리가 꺾여 압도당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 사진 아래 ‘이로 인해 지역주민들 사이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어 갈등 양상이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도 곁들여 있었다.

풍력발전기 1기의 주탑 높이 89.73m에 한 날개 길이가 54.8m이니 합하면 144.53m로 항상 그 높이에서 날개는 회전하게 되어있고 망운산 높이 786m의 약 5분의 1에 해당되는 높이다. 이 높이를 지탱하려면 망운산의 암반층을 엄청나게 깊이 뚫고 파일을 또 박을 것이며 파낸 공간의 벽에는 엄청난 철근과 콘크리트를 쏟아 부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거대한 홀을 9개나 판다면 망운산 등허리는 그야말로 만신창이 투성이가 될 것은 자명한 일이 아닌가? 등줄기 9부를 훑어 내려가며 말뚝을 박아 이렇게 산의 맥을 끊는 행위는 오래전부터 풍수지리에서도 금기시 해왔다. 만약에 이렇게 유서 깊은 남해의 진산에 깊은 암반층을 뚫는 발파작업 등을 하면서 오래되어 안정된 지층을 건드리고 수맥과 지맥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공산이 커서 폭우라도 쏟아지면 인재가 되어 주변마을에 산사태의 비극을 가져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실제로 산의 경사를 무시하고 산을 깎았다가 거대한 지층이 무너져 내려 크나큰 재앙을 당한 교훈적인 이야기는 얼마든지 있다. 그리고 기나긴 공사기간 황토와 석분과 마사토는 계곡의 급류를 타고 내려와 하천과 바다를 오염시킬 것이다. 산을 함부로 건드리면 안되는 이유다. 강진바다 어장과 양식장에는 또 어떤 재앙이 일어 날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아무리 다지고 사방사업을 한다지만 산을 깎아 공사를 한 곳에서 엄청난 재앙을 당한 사례를 지난 몇 년 동안 겪어오면서 국민들은 많은 것을 깨달은 바 있다. 더구나 망운산은 고원이나 평지도 아닌 섬으로서는 제주도의 한라산과 울릉도의 성인봉 다음으로 높은 산이다. 이러한 경사가 급한 높은 산에서 토사가 흘러내리면 걷잡을 수 없는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망운산 정상의 방송 송수신소.

3. 망운산의 가치는 환경의 가치요. 남해를 지키는 버팀목이다.

범군민반대대책위는 작년 12월 18일에 소음 및 저주파로 인한 정신질환 유발과 불면증, 호흡곤란, 우울증 유발, 농축산농가의 생존권을 위협, 에너지 저장기의 화재로 인한 예견된 산불의 주범, 흉물로 방치되어도 책임지지 않는 예견된 재앙 등을 반대 이유로 꼽으며 풍력발전건설 허가를 즉각 철회할 것을 남해군에 요구하며 수시 적으로 받은 서명지를 군에 전달했다는 소식도 날아왔다. 그 외에도 잠재된 많은 부정적인 요소를 이 시점에서 생각해 봐야만 하는 이유로는 날개 포함 망운산 높이의 약 5분1에 해당하는 높이에서 거대한 바람개비 9개가 바람 가르는 불안스런 소리는 산을 오를수록 크게 들릴 것이고 고요한 숲속의 엄청난 면적의 나무들에게 순간순간 햇빛을 차단하는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다.

왜 하필이면 이렇게 환경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이런 시설을 다른 곳도 아닌 남해의 진산인 망운산에 세울 계획을 하였더란 말인가? 날개가 돌며 주능선의 숲속을 휘젓는 소리와 빙빙 어지럽게 돌며 난반사되는 빛줄기는 시시각각으로 일어날 것이며 정수리 위에서 움직이는 것이 있으면 사람이나 짐승은 안정을 잃고 항상 불안하기 마련이다. 거기에다 고압선이 지나는 곳이니 필연코 접근금지라는 경고판과 함께 울타리를 둘러 칠 것이니 이미 그곳은 친환경 하고는 거리가 멀어진다. 생산된 전기는 어쩔 수 없이 송전선을 타야한다. 그리고 이 송전선은 아무리 마을에 멀어지려고 해도 그 한계점이 있어 마을 사람들은 자기장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과학적인 자료가 없어 증명된 바 없다는 전자파 무해론은 정말 소신과 책임감이 없는 소리다. 필자도 전자파 무해론을 믿고 싶다. 하지만 왜 끊임없이 전자파에서 멀리 떨어지라는 경고는 무엇 때문에 나오는가?

2013년 밀양 송전탑 사건 이후 지금까지 끊임없는 갈등으로 불거진 문제 중 하나는 고압송전선로의 전자파로 인한 주민 건강권 침해 여부다. 환경·의학전문가는 암 유발 가능성을 주장하는 반면 한전은 암 유발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양측 모두 세계보건기구(WHO)를 근거로 들면서 각각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이런 전자파의 피해보다는 환경론에 더 무게를 두는 쪽이어서 이것에 대해서는 왈가왈부 하고 싶지 않다. 고향 망운산의 주변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인문학적 소양과 생태환경 유지차원의 안목부재 차원의 일에 더 무게를 둔다. 그래서 또 다른 신문 1면에 난 톱기사에 시선을 머물 수밖에 없었다.

'군, 망운산 풍력발전소 조건부인가’ 필자 개인적인 느낌인지는 모르지만 위에 든 신문보다 조금은 숨 가쁘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이후 주민공청회 등 주민의견수렴 절차 밟을 것”이란 해명에 대해 “인가 전 아무런 정보 군민들에게 제공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있음을 명시했고 역시 항공사진 위에 풍력발전기의 위치는 물론 인근 마을과 시설물들에 대한 거리까지 자세히 알려주고 있었다. 8월초 미사일처럼 날아온 직격탄의 언론보도를 보고 고향 숲이 폭풍속에 심하게 요동치고 있음을 직감할 수밖에 없었다. 고향에서 발행되는 신문 중에 필자가 구독하는 두 신문만 언급하였다.

4. 갈등을 하지 않아도 될 간단한 이유

지금 우리 고향 남해에서 벌어지고 있는 망운산풍력발전소 문제를 굳이 갈등에 대입시켜보면 서로 엉켜서 풀 수 없는 그런 내용의 것이 아니라 엉키기 그 이전에 신중을 기했어야 했다. 이미 우리 남해인들은 석탄화력전소가 들어서려 할 때도 우리는 더 먼 미래에 더 큰 가치를 가진 친환경 지역으로 남아있겠다고 군민의 투표로 그 의사를 굳힌 바 있다. 이런 정서를 가진 군민들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덜컥 조건부허가부터 내어주었으니 탈이 생긴 것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군민 정서를 도외시 하고 또한 반대편에서 제시하는 여러 부정적인 피해의식을 잠재울 큰 대안도 없는 상태에서는 더욱 그렇다. 찬성을 주장하는 측에선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주민이 지분 참여할 경우 향후 20년간 320억원~400억원이 추가될 것이라고 한다. 

주민의 지분참여의 돈으로 부담해야하는 돈은 그리 적은 돈이 아니다. 아마도 그 돈은 거의 어디에선가 빌려줄 것이다. 설사 공짜로 준다고 해도 무언가 담보로 해야할 것이다. 어쨌든 해당 주민들은 그 돈이 동네로 들어온다고 좋아하지만 결국 세상에 공짜는 없다. 그 풍력발전기로 인해 앞으로 당할 피해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그 피해 사례가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는데도 추진하는 쪽에선 그 점을 크게 부각시키지 않는다. 피해 예상 지역인 그 곳은 남해의 인구가 제일 많이 집중되어 있는 곳이다.

남해신문 기사를 눈 여겨 보면 2018년도 7월 23일 조건부 개발행위인허가가 이뤄졌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후 3개월 만에 이뤄진 첫 반대집회에서 망운산은 우리 보물섬 남해의 진산이자 남해의 정기가 흐르는 아주 신성한 곳이고, 산림청이 지정한 대한민국 야생화 100대 명소로 선정된 바 있다고 하며 이미 풍력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는 지역주민들이 증언하고 있는 피해사례들을 근거로 들었다. 풍력발전기의 소음과 번쩍임 등에 의한 스트레스가 쌓이게 되면 건강한 생활의 영위가 어렵고, 고압전류로 인한 전자파, 저주파, 전기장에 의한 암 등의 질병발병률이 높아지며 대규모 토목공사로 과도하게 산지가 훼손되어 자연생태계 파괴와 산사태 위험이 커지며 혐오시설물이 되어 부동산 값 하락 등의 재산상의 피해가 발생하며 자연친화적인 보물섬 남해의 이미지 추락, 토사유출로 인한 식수원 수질 오염이 발생한다는 것 등이다. 

남해의 주산인 망운산 정상은 철쭉군락지로 생태적으로 보존가치가 있는 곳이다.

5. 남해인은 벌써부터 친환경으로 남아 있기로 민의를 굳혔다.

필자는 환경을 지키자는 쪽이다. 우리 남해 사람들은 친환경을 사랑하며 석탄화력발전소도 밀어버린 사람들이다. 지금 생각하면 참 잘한 결정이라고 본다. 석탄화력발전소가 아무리 공해가 없다고 하였지만 석탄의 미세먼지를 전혀 도외시 할 수 없는 그 주변에서 나는 시금치나 마늘, 고사리, 약초, 고등채소를 어찌 친환경 작물이라 믿어줄 것인가? 앞으로는 친환경이 대세이며 미래가치가 훨씬 높아진다. 돈에 현혹되지 말자. 그저 주는 돈도 아니지만 받아봐야 20년에 320억이니 일 년에 고작 16억이다. 우리 남해사람들 시금치만 해도 농한기 한 철에 237억을 벌어들인다. 앞으로는 마늘 농사, 벼농사, 고사리, 약초, 고등 채소는 오염되지 않은 청정 환경 재배로 가야만 경쟁에 이길 수 있다. 우리가 지킨 깨끗한 남해의 청정 환경의 땅에서 나는 농작물과 바다에 잡아 올리고 키워낸 해산물만 가지고도 우리는 자립할 수 있다.

이 모든 생산물의 가치는 우리가 끝까지 청정환경을 지켜냈을 때이며 그렇게만 해도 우리의 미래는 밝다. 풍력 발전소가 화력발전소 처럼 공기 오염을 시키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미 고압전류에서 흐르는 저주파와 소음공해 등의 피해를 피할 수 없는 혐오시설로 굳어지고 있으며 실제 설치된 곳의 주민들은 두통, 수면장해 등을 호소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 어찌 보면 정신적인 피해는 더 클 수 있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산을 알고서야 사람들이 쉽게 발걸음 하겠는가? 망운산을 훼손하여 풍력발전소 들어섰다고 구경하러 온다는 말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요새는 그 풍력발전기 있는 산은 외면한다. 몇 년 전 강원도 어느 산에 갔을 때 몇 개 되지 않는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산을 압도하며 무섭게 바람개비를 돌리면서 범의 울부짓는 듯한 음산한 소리도 불쾌하였지만 무섭게 솟은 주탑과 바람개비가 어지럽게 돌며 아름다운 산세의 공제선을 허물고 있는 현장을 보며 다시는 이 산에 오지 말아야겠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 보기도 했었다.

또 더 오래 전 미국의 서부 코아첼라 계곡의 팜스프링스에 가서 3,293m의 샌 하신토 산을 올랐는데 초입은 섭씨 40를 훨씬 웃도는 열사의 사막이지만 산을 오를수록 점점 기온이 내려가 꼭대기는 완전 알라스카 기후로 칩엽수는 눈을 덮어 쓰고 있었고 차가운 얼음 뒤덮인 동토의 산이었다. 3,000미터가 넘는 높은 산에서 열사의 사막을 내려다보면 아무 것도 살지 않는 사막의 모래바람이 휘몰아치는 곳이 까마득히 멀리 보이는 데도 돌아가는 바람개비는 바로 눈앞에서 어지럽게 도는 모양새가 결코 좋은 느낌을 주지 못했다. 같이 오른 관광객이나 등산객들도 어느 누구 사막의 풍력발전기 그 쪽을 오래 바라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잠깐 보는 것도 그런데 날마다 머리에 이고 살아야 하는 주변 사람들의 고통은 상상을 초월하리라 본다. 그리고 생명체가 살지 않고 사람도 다니지 않는 황량하고 광활한 쓸모 없는 사막에서의 풍력발전기 전기생산은 누가 탓하랴? 하지만 망운산은 절대 그런 곳이 아니라는 데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특히 망운산의 자랑은 주변 조망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망운산에서 내려다 보는 남해바다 크고 작은 유인도와 무인도가 그림처럼 떠있는 모습은 가히 신선경이다. 능선에 위치한 철쭉 군락지에서는 지리산 천왕봉과 광양 백운산, 하동 금오산을 볼 수 있다. 또한 아침 남해바다에서 떠오르는 일출은 정말 장관이다. 그리고 억새풀 군락의 그 아련한 경관은 말과 글로서는 표현할수 없을 정도이다. 더구나 사람들이 그 유명한 철쭉을 보러오고 산림청이 지정한 대한민국 야생화 100대 명소로 선정된 바 있는 이런 곳에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면 정말 망운산은 그 등급이 격하되고 그 기운마저 쇠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6. 눈 앞의 작은 이익에 매달리지 말자.

풍력발전소가 들어섰다고 가정해보자. 산을 올라 머리위에서 윙윙 바람소리 내며 어지럽게 돌아가는 상태는 다른 전자파니 무슨 저주파니 소음, 두통 그런 것은 그냥 두고서라도 첫째 정서적으로 불안감을 가질 것이다. 어느 나라에서는 동네 가까운 바다에 세워놓은 풍력발전기를 철거하거나 먼 바다로 이전해 달라고 주민들은 아우성이다. 이렇게 산에서 길을 잃은 풍력발전소가 바닷가에 밀려와서도 푸대접이다. 이렇게 되면 그게 바로 애물단지가 되는 것이다. 과학은 나날이 발달한다. 이렇게 풍력발전이 문제가 되면 또 다른 대체 에너지가 반드시 등장할 것이다. 지금 이 시점의 망운산풍력발전소 논란은 전기 에너지와 어떤 금전적 이득을 따져서는 안된다. 돈으로 될것이 있고 안될것이 있는데 망운산 주능선에 풍력발전소를 발상한 자체가 생각지도 않은 혼란을 가져왔다. 남해군의 진산이며 기우제를 지냈던 오랜 역사를 간직한 군민들의 영산인 망운산에 쇠말뚝을 박는 행위와 고압선을 걸치자는 논란은 이제 그만하자. 혹자는 땅속으로 고압선을 묻으면 된다고 하나 그렇게 되면 망운산을 더욱 깊이 파헤치는 정말 큰 훼손이 될 것이다. 어쨌거나 망운산은 안된다. 우리 남해의 영적인 산으로 해맑은 얼굴로 자손만대에 물려주자는 쪽으로 결정을 내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 글을 쓴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더 이상 군민들의 갈등을 끌고 가서는 안 된다고 보며 어느 것이 소탐대실을 막는 것임을 잘 헤아리는 혜안이 나올 것을 두 손 모아 비는 마음이다. “눈앞의 작은 이익에 남해의 미래를 팔 순 없다”는 고향 신문에 보도된 망운산 풍력발전 반대 범군민대책위 첫 집회에서 내건 집약된 내용의 큰 활자에 밑줄을 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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