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7:51 (금)
목소리를 내자.
목소리를 내자.
  • 남해인터넷뉴스
  • 승인 2023.12.31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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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처음으로 기후변화 대응에 본격적으로 나서려 했던 것은 1998년의 일이다.

당시 국제사회는 유엔기후변화협약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의 필요성과 시급성을 활발히 논의했었다. 우리나라도 온실가스 배출 저감 계획을 수립하고, 청정에너지의 보급을 확대하고, 에너지 저소비형 산업구조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대책들을 세웠다.

이 논의기구는 1998~2001년 4개년의 '제1차 대책'을 내놨고, 2001년 9월엔 ‘기후변화협약대책위원회’로 확대·개편되었다.
그로부터 10년 후인 2008년엔 다시금 정부 차원의 기후변화 대응 시도가 있었다. 바로 ‘녹색성장정책’이다. 그리고 2009년 2월, ‘기후변화협약대책위원회’ ‘지속가능발전위원회, 국가에너지위원회의 기능을 통합한 ’녹색성장위원회‘ 가 첫 회의를 열었다.
’녹색성장선언‘ 12년 후인 2020년, 정부는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이듬해인 2021년 5월엔 ’2050 탄소중립위원회‘가 출범했고. 과거 녹색성장위원회의 출범과 함께 영역이 겹치는 기구를 완전히 흡수하거나 일부 기능을 통합했던 것처럼, 탄소중립위원회 또한 녹색성장위원회를 통합했다.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배출량 대비 40% 줄이겠다”는 목표와 “2050년까지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다음 정부가 들어서고, 이 조직의 이름은 지금의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로 바뀌었고, 그 목표는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다.
위의 내용만 종합하면, 우리나라 기후변화 정책은 진보와 진화를 거듭한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으로부터의 온실가스 감축압박'을 이유로 대응에 나섰던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녹색성장'을 외쳤고, 국제사회의 흐름과 때맞춰 '탄소중립'까지 선언했었으니까.

그렇다면, “우리의 기후변화정책이 진보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실질적인 지표이자 성적표 중 하나인 '온실가스 배출량'만 보더라도, 국가가 내는 목소리와는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그래서 남들도 그럴까, 위안이라도 얻고자 다른 나라들의 지표를 살펴보면 아찔할 지경이다. 주요 선진국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998년 이후 뚜렷한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영국은 44,9%, 독일 37,2% 미국11,4%, 일본 5,9% 감소에 비하여 우리나라는 놀랍게도 135,9% 배출이 증가했다.

1850년부터 2021년까지 국가별 이산화탄소 누적 배출량을 살펴보면, 한국은 전 세계에서 17번째로 많은 이산화탄소를 뿜어낸 나라다. 누적 배출량 세계 17위, 년 배출량 세계 7위, 배출량 증가 속도 세계 1위의 국가가 대한민국이다.

공교롭게도, 기후변화정책과 관련한 정부의 굵직한 결정은 중차대한 위기의 시기와 겹쳤다. 기후변화협약 대응을 위한 범정부기구의 구성은 IMF 구제금융 시기와 겹치고, 2008년 녹색성장 선언은 전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와, 2020년 탄소중립선언은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시기와 겹친다. 대, 내외적으로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정부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들을 소리높여 외쳐왔다. 겉으로 보기에는 선하고 정의로운 선언들을 가장 먼저, 가장 큰 목소리로 외쳐왔다. 언제까지 우리는 선언만 하고 있을 것인가?

이제 위기를 낭비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다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이번에는 좀 다른 목소리를 내자. 선언과 외침으로 그치는 목소리가 아니라. 실천을 전제로 하는 목소리 말이다.

모두가 탄소 사냥꾼이 되어서 청룡의 해 갑진년에는 보물섬 남해를 ’기후방주‘로 만들어 보자. 우리가 기적이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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