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기후위기가 전사회적 붕괴로 이어지는 기후엔드게임(climate endgame)의 상황마저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전문가들의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기후위기는 전 인류적 차원에서 안전의 문제가 아니라 긴박한 생존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올해 3월 IPCC 6차 보고서에서는 향후 10 년의 기후행동이 지구 온난화 제한을 결정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제 에너지전환 문제는 전 지구적 기후위기 대응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와 모든 지자체의 생존전략 차원에서도 필수적인 선택이다. 에너지전환은 본질적으로 환경과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인식되어져야 한다.
저명한 생태학자들과 기후과학자들 23명이 2021년에 공동 집필한 “기후완화 30년 왜 글로벌 탄소 배출 추이를 꺾지 못했나?”라는 논문에서 기후변화대응 실패 원인을 3가지로 제시하였다. 화석연료의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권력의 문제, 잘못된 지식과 정책 패러다임에서 비롯한 지식인 그룹의 문제와 익숙한 관성에 안주하려는 시민들의 습관이 그것이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파멸과 위협의 언어로 위기를 말한다, 그 말을 듣고 있는 개인들은 두려움과 죄책감으로 부정과 무관심으로 회피한다. 그래서는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지금 우리에게는 실패에 대한 반복적인 강조가 아니다, 기회와 긍정과 가능성과 희망에 대한 대화가 필요하다. 개인이 열대 우림의 훼손과 녹아내리는 빙하를 멈출 수는 없다.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운동이다. 운동은 손과 발, 마음과 목소리가 있는 꿈이다. 사람들을 모아서 영향력을 만드는 것이다. 무관심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1%엄청난 숫자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기후위기에의 대응을 위한 조속한 에너지전환을 위해 전 인류적 생존이 걸린 실천운동이 필요하다.
보물섬 남해가 ‘에너지자립의 섬’으로, ‘에너지 방주’로 상징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준비하는 일들이 있다. 먼저 ‘남해군에너지자립마을’을 선정하여 시범사업을 진행한 후 그 결과물을 모든 마을에서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해보자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이 사업에 대한 전문가 토론회와 워크-숍 등을 통하여 미래지향적인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실체적 접근을 위한 방안들을 논의해 가자는 것이다. ‘남해에너지협동’에서 준비하는 첫 토론회는 10월 13일 유배문학관에서 개회될 예정이다.
우리나라 최고령 여의사로 1949년부터 남편과 함께 개인 병원을 운영하시다가 1978년에 남편과 사별 후 요양병원에서 환자들을 돌보며 헌신, 봉사해 오신 한원주원장님이 94세에 별이 되시기 일주일 전에 한자의 손을 잡고 하신 말씀이 천둥처럼 들린다. “힘내라, 가을이다.”
반도의 남쪽, 어느 작은 섬에서 ‘기후방주’ 하나 시작해 보자. 힘내자, 가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