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7:51 (금)
웃어라 꽃섬 6
웃어라 꽃섬 6
  • 남해인터넷뉴스
  • 승인 2023.02.1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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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백어의 전설

 

중국의 산해경에 반인반어의 저인이라는 인어아저씨 이야기가 전한다, 이 저인은 바다 속에서 해조류를 엮어서 천을 짠다, 천하의 어떤 비단보다 아름다웠다. 저인은 이 천을 육지로 가지고와서 파는데 불티가 난다. 다 팔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그동안 묶었던 집세를 주겠다며 그릇을 달하고 한다. 그리고 그릇에 눈물을 흘려 넣으면 진주가 떨어졌다.

노총각이었던 저인이 남해용왕의 셋째 딸을 사랑하게 되어 청혼을 한다. 용왕의 딸은 “그대가 진주를 만든다고 하니 나에게 진주 서말을 꿰어 만든 목걸이를 선물하면 혼인을 허락 하겠다”고 하여 저인은 피눈물로 진주를 지어서 목걸이를 만들어 주었다. 공주는 좋아라하며 보름달이 뜰 때 꾀꼬리 울음소리가 들리는 바다에서 만나자고 한다. 저인은 부푼 가슴으로 꾀꼬리 울음소리가 들리는 이곳 앵강만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달이 뜨고 질 때까지 공주는 나타나지 않았다. 먹튀를 한 것이다.

그때부터 보름달이 뜨는 날이면 저인은 이곳 앵강만의 작은 섬에서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며 기다리게 되었다. 그런데 공주는 나타나지 않고 앵강만에 인근한 주변마을의 처자들이 난리가 났다, 보름달이 뜨고 저인의 노래 소리가 들리면 그냥 바다 속으로 뛰어들어 저인에게로 가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마을의 어른들이 크게 놀라서 응봉산 육조문의 육관대사를 찾아 해결책을 물었더니, 대사께서 일러주신 방편으로 마을에서 가장 이쁘고 순수한 처자를 인어공주처럼 변복을 하고 가짜 진주목걸이를 만들어서 보름달이 뜰 즈음에 저인에게 가서 목걸이를 던져주면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마을 사람들이 육관대사의 말에 따라서 준비를 하고 보름달이 뜨는 날 처자와 가짜목걸이를 배에 싣고 저인에게로 가는데 멀리는 들려오는 저인의 아름다운 사랑 노래와 모습에 그 처자가 홀딱 반해버렸다. 그 처자는 저인에게 그간의 사정을 고백하고 자기와 살아주기를 간청하게 되었다. 화가 난 저인이 그 처자를 물에 빠뜨려 죽여 버리고 환장 속이 되어 물거품이 되어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수백년이 지난 후에 앵강만에 접한 신전천에 이상한 물고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살아있을 때는 몸속이 다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물고기인데 죽으면 하얗게 변하는 것이다. 신기한 것을 이 물고기가 매년 오월에 보름달이 뜰 즈음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고기를 그때 사라져간 저인의 혼백이라고 믿고 있다. 지금도 매년 5월 보름이 되면 이곳 앵강만의 신전천의 기수역을 중심으로 이 물고기들이 나타난다. 이곳의 사람들은 이물고기를 병아리라고 부른다.

앵강만은 여성들의 바다가 되었다. 보름달이 뜨는 날 사랑하는 사네를 이곳으로 데려와 사랑을 고백하면 반듯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불멸의 작업장이다.

앵강에 달 뜨면 꾀꼬리 울면

용문사 앞들에 살구 꽃 피면

신전천 병아리가 분명하구나

하얗게 사라져간 인어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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