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7:51 (금)
웃어라 꽃섬 l 구멍 개나리
웃어라 꽃섬 l 구멍 개나리
  • 조세윤
  • 승인 2018.08.13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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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에 홀로서서  유혈도를 바라보니

구름에 흐린 상사  부소대에 걸렸구나

요암을 두드리며  일월봉을 흔들어도

석탑에 메인 가야지는  송악처럼 푸르구나

문장대에 글을 새겨  천구암에 띄워놓고

탑대에 무릎 꿇고  사선대에 소원한다

구정봉 감로수는  맺힌 상사도 푼다는데

노인성 푸른빛으로  가야지나 녹여볼까

우리고장 보물섬 남해의 가장 토속적이고 향토색이 짖은 길이 어떤 길일까? 오래 동안 고민을 하다가 금산의 산길을 선택했다. 많은 사람들은 남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금산이다. 그리고 상주해수욕장 정도이다.

그런데 정작 남해사람들은 이 금산의 산길은 잘 모른다. 알기는 알 테지만 이 길을 걸어 본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우리 남해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금산의 오밀조밀한 이 산길에는 수많은 전설과 사연이 깃들어 있는 곳이다.

해마다 수십만의 사람들이 금산을 찾고 금산에 오른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보리암에서 기도하고 쌍홍문에나 내려가 보고 잘하면 정상에 올랐다 금산을 다 본 듯이 말한다 단언하건데 우리 고장에서 가장 아름답고 의미 있는 향토길은 이곳이다.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광도 아름답지만, 한 자락 한 구비를 돌아가며 만나는 기암괴석과 다양한 식생들. 언제 들어도 정겨운 산새들의 노랫소리. 발 아래 밟히는 나뭇잎들의 포근한 감촉. 이것들은 다른 곳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이 금산만의 특별한 매력이다.

금산이 보유하고 있는 자연생태 자원도 만만치가않다. 팔색조, 칠보치 등은 멸종위기동식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으며, 이름도 모르는 산약초와 나무들과 꽃들이 지천으로 널려있어 그것을 찾아보고 알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약 2Km에 이르는 자연생태탐방로도 조성이 되어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오면 다양하고 신나는 체험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아직도 드러내지 않고 숨겨둔 금산의 비경이 한 둘이 아니다. 사람들이 자주 다니는 길이 아닌 곳으로 살짝 숨어 들어가면 알려진 38 비경보다 더 많은 것들이 수줍은 듯이 반겨준다.

이름도 없이 돌아 앉아있는 할머니를 닮은 저 바위에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 저기 커다란 바위 중간에 움푹 파여 있는 저곳에서 외롭게 피어난 저 꽃은 이름이 뭘까? 이렇게 저렇게 찾아보고 만나고 이야기하다 보면 금산의 산길에는 벌써 100가지가 넘는 사연들이 만들어진다.

할매선녀탕, 구멍개나리, 세다리나무, 부처님밥상 등등 38경에는 들지 못하지만 재미있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끝없이 들려주는 금산을 누군가에게 자랑치지 않고는 못 견디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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