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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명(陶淵明)의 귀원전거(歸園田居)와 귀거래사(歸去來辭)를 찬찬히 생각해 보니...(3)
2019. 05. 07 by 감충효

소재 이이명 선생이 남해에서 왕이 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간신 목호룡의 고변으로 역적으로 몰린 선생은 한양으로 압송되던 중 노량진에서 사사 되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남해, 진양, 하동, 사천의 유생들은 어버이가 별세한 것보다 더 통탄하였다고 합니다. 그 후 목호룡의 고변이 거짓으로 탄로되어 목호룡 등 역적들은 참수되어 당고개에 효수되었습니다. 그리고 노량진에는 그 당시 사화로 비명에 간 소재 이이명 선생을 비롯한 김창집, 이건명, 조태재 사충신을 모신 사충서원이 세워졌는데 이 소식을 들은 남해, 진양, 사천, 하동의 유생들이 이곳의 영정을 모시고 와 습감재에서 얼마 안 떨어진 곳에 봉천사를 지어 제사 드리고 봉천사 묘정비를 세웠습니다.

봉천사 묘정비는 높이 260cm. 폭 83cm, 두께 32.5cm로 비문을 지은이는 문장에 능한 대제학 김조순입니다. 그 후 봉천사는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훼철 된 것으로 보이며 봉천사 묘정비만 읍 공용터미널 맞은 편 봉강산 자락에 있다가 지금 남해 유배문학관으로 옮겨와 군문화재 3호로 보호되고 있습니다.

그 습감재 서당이 있던 곳으로 추정되는 죽산 마을 뒷산 당산에 매부를 짓게 된 매화 두 그루의 후손인 매화나무가 크나큰 매원(梅園)을 이루어 이 고장의 자랑거리였는데 남해대학이 들어서면서 학교 부지가 되어 사라진 건지 그 이전에 사라진 건지 그 매원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그 곳은 지금 대학기숙사가 되어있습니다.

우리 고향 남해는 그 옛날 명문거족 고관대작들이 사화에 연루되어 유배를 많이 왔는데 서포 김만중, 소재 이이명, 자암 김구, 약천 남구만, 후송 유의양, 겸재 박성원 등이 대표적 인물들입니다. 이 중에 서포 김만중과 자암 김구를 제외한 모든 고관대작들이 이 곳 읍성 주변에 적소를 정하고 이 곳 백성들과 교유했습니다. 그 중에 백성들과 가장 많은 접촉을 하신 분은 소재 이이명 선생이셨습니다. 또한 겸재 박성원은 그의 문집 광암집의 ‘남해일기’에서 300편이 넘는 한시를 남겼는데 250여년전 남해의 풍속이나 남해 사람들의 실상을 시에 담았습니다. 박성원의 시에 유배생활을 하던 거처의 서쪽에 망운산이 있고 바다에 그 그림자가 드리워진다는 내용이 있으며 거처의 죽림에 대나무를 의인화 하여 지은 시가 많은 것을 보면서 그의 적소는 읍성의 동쪽으로 대가 많은 동네였을 것이라는 추정을 해보면서 오랜 옛날부터 동네 주변에 대를 많이 심어 북풍을 막았던 죽산리(竹山里)가 아니었을까는 추정을 해봅니다. 이 죽산리(竹山里)라는 지명은 여러 문헌에 많이 발견되는데 경상도 지리지에서는 남해읍성의 이전 과정에서 그 중심지로 적혀있기도 합니다.

경상도 지리지 곤남군조를 살펴보면 읍성에 관한 내용이 다음과 같이 적혀 있습니다. 《세종 19년 남해를 복원하여 읍을 두었고, 세종 21년(1439) 화금현산성에서 죽산리(竹山里)로 읍성을 이전 축성하였는데 기존의 읍성이 비탈진 곳에 있어 옮겼다. 세종 21년(1439)에 읍성을 설치한 곳이 바로 군청이 위치한 곳이다. 읍성의 최초 제원은 문종 원년(1451)「청경상충청각관성자척량계」라는 보고서를 정이오의 아들 충장공 정분이 성곽의 둘레 2,806척, 높이 12척, 해자 3,37척, 여장, 성문 3, 적대, 옹성 등을 상세히 보고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경상도속찬지리지」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둘레가 2,876척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것은 세조 5년 성문을 하나 더 축성함으로써 70척이 늘어난 것이다. 임진란이 지나 영조 정축년(1757) 남해현령이었던 조세술이 무너진 곳을 다시 견고하게 쌓았다. 일제강점기 존재했었던 흔적을 조선전도를 통해 확인 가능하며 지적도에 남아 있다. 그러나 죽산리(竹山里) 일대 언막이 공사와 봉내천 범람에 따라 헐어서 사용되었고 큰 기단석은 활용하지 못하고 부분적으로 남아 있거나 건물 아래 묻혀 있다.》 <남해군지 상권, 2010년 발간.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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