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4 07:32 (일)
비둘기의 육아법
비둘기의 육아법
  • 감충효
  • 승인 2018.12.26 10:5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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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베란다 에어컨 송풍기 놓는 공간에 서울서 이사 올 때 가져온 송풍기를 가동하지 않아 녹슬어 가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산 밑이라 항상 솔바람이 불어 덥지도 않고 선풍기마저 별로 사용하지 않는 곳이라 인터넷에 싼 값으로 올렸더니 금 새 찾는 분이 계셔서 넘겼습니다. 그리고는 그 공간에 대형 화분 몇 개에 정이품송, 과천관문 체육공원의 조선솔, 얼마 전에 발견한 희귀종 황금송 솔 씨 등을 파종하여 제법 키웠는데 얼마 전 부터 이 작은 공간에 비둘기 한 쌍이 찾아들어 놀다가 자다가 하더니 하얀 알을 3일 간격으로 두개를 낳았습니다. 집안에 들어온 짐승 내쫓는 것 아니라고 해서 그냥 살게 해 줬더니 아예 자기들 보금자리라고 인정한 것 같았습니다. 나에게는 물어보지도 않고...

 

이렇게 알까지 낳고 배째라고 품고 있는데 어쩝니까? 어차피 품었는데... 그 생명체 키우는 모성도 갸륵해서 될 수 있으면 잘 부화시키라고 통행도 제한하고 중간창문 여는 것도 제한하였지만 그래도 귀한 소나무 묘목은 죽일 수 없어 조심조심 문을 열고 물을 주는데 어미 비둘기가 위협을 느꼈는지 날아가고 비로소 비둘기 한마리가 알을 까고 나온 것을 발견했습니다. 문을 닫으니 어미 비둘기가 어느새 날아와 새끼를 품에 넣고 나머지 알도 또 품었습니다. 

노란 털이 뽀송뽀송 난 것이 흡사 병아린 같았는데 눈도 뜨지 않았습니다. 나머지 알도 2, 3일 후면 부화할 것 같은데 계속 관찰하였습니다. 비둘기는 딱 오누이를 낳아서 키운다고 했는데 이것이 참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른 참새나 딱따구리 제비들은 어미가 곤충이나 곡식을 물어다 키우는데 비둘기의 육아법은 좀 특이해서 먹이를 물어다 주는 게 아니고 몸의 젖샘에서 나오는 젖으로 키운다고 합니다. 제비처럼 먹이 달라고 짹짹거리지도 않고 조용합니다. 어느 날 살며시 엿보는데 어미가 새끼에게 다가가니 새끼가 어미의 목 부분에 달라붙어 마구 머리를 흔들어 대며 부리를 문지르는 행동을 한 참 보았는데 그게 바로 어미의 젖샘에서 나오는 영양분을 섭취하는 것임을 알았습니다. 참 신기한 장면이었습니다.

 

어미의 이런 양육으로 무럭무럭 자란 비둘기 어린 것은 훌륭한 청둥비둘기가 되어 이소를하였습니다. 막내아들이 이 무렵 대기업의 입사 시험에 1차, 2차 합격을 하고 최종 3차 시험에 합격하는 낭보도 이 날 날아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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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들 2018-12-26 20:20:52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낍니다.
비둘기의 육아법이 정말 특이하군요.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감충효 2018-12-16 16:40:35
비둘기가 알에서 깨어나와 노란 색 잔털 벌거숭이 모습을 찍어놨는데 올리는 걸 빠트렸군요.
여기에서 다시 올리려면 일단 삭제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보고 싶은 분이 계시면 그렇게라도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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