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 관측 이래 사상 최악의 무더위를 기록했던 지난 여름. 오랜 에너지 갈취에 의한 기후변화로 행성 곳곳이 황폐화되어 감에 따라 계절의 본분을 잃은, 어쩌면 가을이 사라질 지도 모른다는 우려. 그러나 대지는 오만한 인간의 그칠 줄 모르는 노략질에 대해 훈시라도 하듯 기나 긴 갈증의 시간을 묵묵히 견뎌냄으로써 언제나처럼 자연 본연의 사명을 아름다운 결실로 마무리한다.
천고마비. 교통마비라도 아직 우리의 가을은 유효하다
방방곡곡 산들바람 같은 갈대와 단풍의 손짓에 발걸음이 살랑댄다. 단풍의 대명사가 내장산이라면, 갈대는 순천만. 오죽하면 '갈 데 없으면 갈대 많은 순천만으로 가'라는 우스겟소리를 할까. 그래서 누구라도 한 번은 찾았을 순천만. 인간이 조각해 놓은 정원과 신이 빚어낸 자연이 공존하는 곳. 곧, 발걸음이 까마득 몰려 들겠다.
그나저나 천고마비가 교통마비 되지는 말아야 할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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