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4 07:32 (일)
웃어라 꽃섬 22
웃어라 꽃섬 22
  • 남해인터넷뉴스
  • 승인 2023.03.1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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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만 눈썹바위

남해군 창선면 신흥마을에 강씨 성을 가진 총각과 진씨 성을 가진 처녀가 살고 있었다. 이들은 어릴 때부터 한마을에 살면서 오누이처럼 다정하고 친하게 지냈다. 마을 사람들은 이들이 자라 나이가 차서 혼기가 되면 부부의 연을 맺을것이라 생각하고, 양가의 부모들도 같은 생각으로 사돈처럼 왕래하며 지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혼기가 다 되어가는 어느 해 동네에 심한 흉년이 들어 살기가 어려워졌다. 살림살이가 힘들어진 진씨 처녀의 아버지가 그만 노름판에서 큰돈을 잃게 되자, 딸을 물 건너 광두 마을의 돈 많은 부자집 늙은 영감의 후처로 들여보내게 되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생 이별을 하게 된 이들 청춘 남녀는 매일 매일 잡힐 듯이 마주 보이는 물가에 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세월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처녀가 더는 견딜 수 없어서 배를 훔쳐 타고 바다를 건너다 그만 파도에 쓸려 배가 전복되어 죽고 말았다. 그 소식을 들은 총각도 슬픔에 겨워 죽음에 이르게 된다. 그때 그들이 흘린 눈물이 넘쳐 강진만이 되었고, 총각은 죽은 자리에서 바위가 되었는데 그 형상이 눈썹을 닮은 눈썹바위가 되어서 지금도 신흥 해바리 마을 바닷가에 서 있다. 이 바위에 가서 소원을 빌면 사랑하는 사람과 절대 헤어지지 않는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창선면 신흥마을은 우리나라의 어촌 체험 마을 중에서 가장 중심에 있는 마을이다. 이 마을은 남해뿐 아니라 전국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성공한 체험 마을이다. 재 방문율이 거의 50%에 달하는 마을이다. 해바리 낙지잡이 체험, 바지락 수학 체험, 생명의 숲 체험, 시골길 경운기 타기 체험, 천연 유자 비누 만들기 체험 등, 신나고 재미있는 어촌체험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개발해 내면서 마을을 찾는 관광객에게 최고의 만족감을 주는 어촌 체험 마을이다. 어두운 밤에 훼를 밝히고 바닷가 돌 틈 사이를 살피면 낙지들이 숨어있다. 한 마리씩 잡아 올릴 때마다 손목을 감아 오르는 놈들의 몸부림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신기하고 재미나기로는 이보다 더한 것이 없다. 이름하여 ‘해바리’ 체험이다.

봄 조개, 가을 낙지라는 말이 있다, 가을에 아침, 저녁으로 찬 바람이 불면 꽃 낙지가 나온다(9월에서 이듬해 2월까지, 요즘은 3월에서 6월까지도 난다고 한다) 겨울을 지내고 산란을 준비하는 봄이 되면 묵은 낙지가 된다. 초봄에 산란하는 이놈들은 암수가 구멍을 파고 들어가 산란하고 수정한다, 수정이 끝나면 수컷 낙지를 암컷이 잡아먹는다. 그렇게 암놈이 영양분을 채워서 몸집을 키워놓으면 알에서 깨어난 새끼들이 어미 낙지를 뜯어 먹으며 여름까지 자란다. 무서운 종족 보존 본능이다.

낙지는 ‘석거’라고도 하는데 더위를 먹고 넘어진 소도 일으킨다는 원기회복제로 알려져 있다.

타우린, 히스티딘 등의 아미노산이 칼슘의 흡수와 분해를 도와서 원기를 회복시켜준다. 다리가 여덟개인 이놈은 몸통과 팔 사이에 있는 머리에 뇌가 있고 간의 뒤쪽에 먹물주머니가 있어서 위험을 느끼면 먹물을 발사하고 도망친다.

참고로 문어와 오징어 등 바다에 사는 연체동물들의 다리 수 때문에 헷갈릴 때가 있어서 정리해본다. 먼저 오징어는 8개의 다리와 2개의 촉완을 가지고 있으며 2개의 긴 다리는 먹이를 잡거나 초여름 교미철이 되면 변형되어 생식세포를 이동하는 수단으로 사용한다. 꼴뚜기도 10개의 다리가 있다. 오징어처럼 생긴 꼴뚜기(호래기)는 일부 지역에서 새끼 오징어를 부르는 말로 사용하며 크기가 작아서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 라는 말도 생겼다.

한치도 10개의 다리를 갖고 있다. 꼴뚜기의 일종인 한치는 몸집에 비해서 다리가 한치밖에 안 된다고 해서 한치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반면에 문어는 8개의 다리가 있다. 학자들이 연구한 결과 문어는 인간처럼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가 존재하며 6개의 다리는 팔처럼 이용하고 나머지 2개는 앞으로 가기 위해서 발처럼 사용한다. 문어와 비슷하게 생긴 낙지도 8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으며 가끔 ‘세발낙지’ 라고 해서 발이 3개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여기서 세(細)는 가느다란 발을 의미한다. 쭈꾸미의 다리도 8개다. 다리가 10개면 십완목, 8개면 팔완목으로 분류한다. 외우기 쉽게 다시 정리하면 머리가 세모난 연체동물의 다리는 10개, 머리가 둥근 연체동물의 다리는 8개다. 오징어류, 꼴뚜기의 다리는 10개, 그 외 두족류의 다리는 8개이다.

암컷 낙지가 수컷 낙지를 잡아먹고 제 몸을 키워서 자기 새끼들에게 먹이는 지독한 모성애는 자연 생명에 대한 경외를 새삼스럽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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