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9:17 (금)
웃어라 꽃섬 18
웃어라 꽃섬 18
  • 남해인터넷뉴스
  • 승인 2023.03.0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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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만

부성애가 깊은 바다의 공처가로 불리는 해마(Sea horse)라는 물고기가 있다, 머리모양이 말이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큰 가시목 실고기과의 이물고기는 기다란 파이프모양의 주둥이를 가지고 있고, 머리 위에는 닭 벼슬 같은 뿔이 돋아있으며 몸은 비늘대신 단단한 골질 판으로 덥혀있다, 긴 꼬리 원숭이처럼 꼬리를 이용하여 해초류를 감고 몸을 지탱한다, 이 물고기가 흥미로운 것은, 캥거루처럼 수컷이 육아낭(brood pouch)이라는 주머니를 가지고 있어서 암컷으로부터 알을 받아 부화하여 출산할 때까지 육아낭에서 새끼를 키우는 한없는 부성애가 있다, 그러나 일단 새끼를 낳으면 그때부터는 전혀 돌보지 않는다, 최근까지 해마는 전 세계에서 약 33종이 발견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5종의 해마가 발견되었다,

이들 해마는 주로 수심이 얕은 잘피 밭이나 해초 숲, 산호초 지역에서 서식하며 동물 플랑크톤, 게, 새우들의 유생 그리고 작은 물고기 등을 긴 주둥이로 빨아들여 잡아먹고 산다, 크기는 다양해서 2-30Cm 이며 우리나라에 사는 해마는 6-7Cm정도이다, 해마의 수컷은 번식기(늦봄에서 여름)가 되면 활발하게 활동한다, 특히 교미 2, 3일 전부터는 몸의 색깔이 혼인색으로 변한다, 그러면서 수컷의 육아낭 가운데 있는 배꼽 같은 작은 구멍을 열고 암컷을 유혹한다, 암수가 서로 교감하면 꼬리를 감고 바닥에서 수면까지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암컷이 산란관을 수컷의 육아낭에 밀어 넣어서 알을 낳는다. 이렇게 산란된 알은 육아낭에서 9-30일 동안 자라다가 부화가 되어 육아낭에서 나온다, 그동안 암컷은 매일 아침 일정한 시간에 수컷을 찾아와 문안인사를 드리는 등 부부애를 과시한다, 한번 맺은 인연을 끝까지 유지하는 철저한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는 해마의 사랑과 특히 수컷 해마의 자식 사랑은 삭막한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한다.

해마는 전 세계적인 서식지 파괴와 환경오염, 그리고 무분별한 남획으로 인하여 멸종위기에 처하게 되자, 해마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하고, 2004년 5월 15일부터 국제적으로 보호를 하고 있다, 예부터 해마는 천식, 신경통, 식용부진 등에 효험이 있어 귀한 한약재로 사용되어 왔으며 지금은 관상용, 박제용으로 인기 있는 물고기이다, 이렇게 중요하고 귀한 해마가 바로 창선 동대만에 서식하고 있다,

동대만에는 약 10만평 규모의 잘피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잘피(Zostera marina)는 해산 종자식물의 잘피과에 속하는 다년생 해초로서 우리 지역에서는 진지리(참진질, 개진질)라고 불리며 어려운 시절 구황식물로도 활용하였고 머리에 물동이 등을 이는 때발이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다, 북반구 온대지역에 넓게 분포하며 전 세계에 약 50여종이 서식한다, 겨울에 자라기 시작하여 봄에서 초여름에 개화, 결실했다가 여름에서 가을에 쇠퇴한다, 바다식물가운데 유일하게 뿌리로 영양을 흡수하고 햇빛을 받아 광합성을 하며 꽃을 피우는 현화식물이다, 잘피는 어패류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먹이로서 유기물을 공급하고, 어패류의 산란장, 치어들의 생육장으로서의 역할도 담당한다,

질소, 인 등의 영양염을 흡수하고 산소를 공급하여 수질정화 및 적조 예방에도 효과적인 식물이다, 이러한 성분과 효능 때문에 1993년 제네바에서 세계적으로 보호해야 할 다년생 해초로 지정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2007년부터 보호 대상 해양생물로 지정하여 보호 관리하고 있다, 특히 잘피는 산호, 맹그로브와 함께 세계 3대 해양생태계의 하나로 곱히는 중요한 지구자원이다. 잘피는 열대우림보다 3배나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기능이 있어 기후변화에도 크게 기여하는 해양생물이다,

소중한 보물섬의 보물인 잘피와 그 군락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인 해마가 살고 있는 동대만을 지역민들은 걸문개라고 불러왔다, 걸다는 말은 무엇이 많다는 말이다, 동대만에 서식하는 다양한 해양생물은 주변 지역민들에게 먹거리와 삶의 근원을 제공하는 어머니와 같은 곳이다,

보물섬의 마지막 보물 동대만을 람사르사이트에 가입시키기 위한 노력을 무던히도 해왔다. 그러나 지역민들의 람사르사이트에 대한 왜곡된 정보로 아직도 반대하는 지역민들이 많다.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해 진다. 엉뚱한 시설이나 계획들이 만들어져서 동대만의 미래를 망쳐 버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동대만 입구에 작은 등대가 보인다, 마을 어르신이 저 등대가 한자나 낮아졌다고 한다, 늘 물질 다니는 동네 어른들 말씀이다, 십년 전보다 등대가 한자나 낮아졌다는 것이다, 등대가 내려앉은 것이 아니라 해수면이 높아진 것이다, 기후변화 때문에 해수면이 높아진 것을 등대가 내려앉은 것으로 착각한 것이다,

기후변화는 이미 우리들의 주변 모든 곳에서 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극복하는 방법은 자연생명에 대한 예의를 배우고, 지키고, 가르치는 일이 아닐까? 동대만의 잘피와 해마를 보호 하고 지켜내는 일, 그것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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