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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라 꽃섬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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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해인터넷뉴스
  • 승인 2023.03.06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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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초와 긴꼬리투구새우

 

 

왕지를 지나 동흥마을로 들어서면 재섭이가 키우는 백년초밭이 나타난다. 언제부터 영감을 얻어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백년초에 대한 신뢰와 자부심은 대단하다, 재섭이 말로는 만병통치의 그야말로 영약이란다, 몸에 좋다는 말에 우리 집사람에게 한번 먹였다가 집사람 잡는 줄 알았다, 약에 적응해가는 명현형상이라고는 하지만 큰일 치르는 줄 알고 혼쭐이 났다, 나도 같이 먹었는데 나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재배하는 것이 틀림없다, 주변 논에서 생태계 복원의 대표적 지표 생물인 멸종 위기 2급 긴 꼬리 투구새우가 발견되었다, 1970년대 농약과 화학비료의 과다사용으로 자취를 감춘 ‘긴 꼬리 투구새우’가 이 지역에서 발견된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배갑목 투구새우과에 속하는 길이 5Cm 내외의 작은 민물 갑각류인 긴 꼬리 투구새우는 바다 갑각류인 투구게와 더불어 살아있는 화석으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생물 종의 하나다.

이 생명체가 오랜 세월 동안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아무거나 잘 먹는 잡식성인 점과 다양한 환경에서도 잘 적응할 수 있는 독특한 생존 전략에 있다, 유성생식과 무성생식이 모두 가능한 ‘긴꼬리투구새우’는 수명이 30일에서 90일 정도로 짧은 편이지만 대부분 무성생식으로 빠르게 증식한다, 물이 고인 웅덩이나 논에서 잘 서식하며 다리를 이용하여 흙을 휘젖고 다니면서 잡초의 성장을 억제하고 해충들의 유충을 잡아먹는 특징 때문에 친환경농법에 사용된다, 우리 지역에서 긴 꼬리 투구새우가 발견 됨 으로서 이제 제대로 된 친환경농업지역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 같아서 참으로 고맙다,

바닷가 곳곳에 굴 껍데기들이 높다랗게 쌓여있다, 보기도 흉 하지만 악취도 심하다. 남해안에서 굴 생산량도 증가하고 있지만 이에 따라 굴 껍데기의 발생량 또한 증가하고 있다. 연간 85만 톤의 수산 부산물 배출량 중에서 굴 껍데기가 30% 이상인 25만톤에 달한다. 처리의 어려움 때문에 어민들에게 경제적 부담이 되고, 골칫거리로 여겨지고 있는 굴 패각이다. 이것을 소중한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바다의 돌꽃인 굴의 껍데기는 불안감을 진정시켜 긴장을 풀어주고, 혈전과 치매를 예방하며 풍부한 칼슘으로 골다공증까지 예방하는 귀한 물질이다. 그리고 굴 껍데기는 친환경 비료 및 가축의 사료, 석회석 대체 연료, 건설 골재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굴 패각 블록을 활용한 인공구조물 연구 개발, 굴패각 씨앗심기 프로젝트 수행 등 해양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정부와 수협, 지역민들이 지혜를 모아서 슬기롭게 해결해 가기를 바란다.

작은 등 하나를 넘으면 시원하게 트인 바다와 안쪽으로 만입 되어있는 마개만이 보인다, 과히 원시 자연생태계의 보고이다, 마개만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 동산 언저리에는 많은 구멍들이 뚫려져 있다, 방게와 도둑게들의 집이다, 수하식 굴의 종패를 채묘하는 구조물들이 설치되어있고 그 바깥으로는 강진만이다, 뻘이 질고 깊어서 어린이들의 갯벌 체험은 어렵다, 곳곳에 갯 잔디와 해홍나물 같은 해안식물들이 보인다.

10여 년 전에 이곳에서 일본의 해양생태학자들과 함께 공동으로 갯벌 생태 조사를 한 적이 있다, 지금 그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일본학자들이 발견한 작은 고둥들 때문에 그들이 크게 흥분하는 것을 보았다, 얼마 전까지도 일본 전 지역 곳곳에서 쉽게 관찰되는 고둥이었는데 지금은 멸종상태라고 안타까워하면서 잘 보전하고 지키라고 당부하던 기억이 있다,

“다 자라도 2mm 가 안되는 이 보잘 것 없어 보이는 고둥이 생태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만약에 이 고둥의 구성 성분 중에 인류를 괴롭히고 있는 에이즈 같은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성분이 있다면, 그런데 이 고둥이 멸종되어 버린다면 어쩔것인가”라고 되물으며 생물종다양성의 중요성과 우리가 지켜야 할 이유를 절박하게 설명했던 그들을 기억하고 있다, 자연 생태자원을 확인하고 지켜야 할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마개만의 짧은 선창에 서서 강진만을 바라본다, 건너편 창선도가 가깝게 다가온다, 보물섬 남해의 해양 생태 보고인 강진만이 해마다 남강에서 쏟아지는 맹물 때문에 벌겋게 멍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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