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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택소노미와 묘도 동북아 LNG 허브 터미널
그린 택소노미와 묘도 동북아 LNG 허브 터미널
  • 남해인터넷뉴스
  • 승인 2022.04.14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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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하다'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 Tassein과 '규칙'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Nomos가 합쳐져 만들어진 말이 Taxonomy, '분류체계'이다. 유럽연합이 이 Taxonomy를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이 무엇인가'를 나누는 데에 사용하면서 그 의미는 그린 택소노미(Green Taxonomy), 즉 녹색 분류체계가 되었다.

원래는 이 분류체계에서 빠져있던 LNG(액화천연가스)와 원전이 최근에 EU 택소노미에 포함이 되었다. 단 몇 가지 조건이 달렸다,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까다롭고 어려운 조건들이다

먼저, LNG는 270g/kWh라는 탄소 배출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현재 LNG의 탄소 배출량은 412.8g/kWh(EIA 기준)에 달한다.
이렇게 까다로운 배출 기준을 통과하더라도, 또 다른 조건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현존 석탄발전소를 대체하는 차원에서만 건설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것도, 해당 발전시설을 재생에너지 발전시설로 바꾸지 못하는 부득이한 상황에서만 가능하다. 또한, 13년 후엔 이를 다시 재생에너지 발전시설로 바꿔야만 한다.

원자력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하다. 각종 안전 기준과 폐기물 처리 계획이라는 '장벽'이 버티고 있다. 당장 신규 원전 건설에 있어 필수 조건인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장은 '하늘의 별 따기'이다. 전 세계에서 이를 갖추고 있는 나라는 단 두 곳, 핀란드와 스웨덴뿐이다. 수만 년 넘는 시간, 땅속에서 완전무결하게 봉인되어야 하는 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또, 처리장을 갖춘 핀란드나 스웨덴이라 할지라도 핵연료에 대한 대책 없이는 신규 건설이 불가능하다. 2025년부터 '사고저항성 핵연료(ATF, Accident Tolerant Fuel)'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 감축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진짜' 녹색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활성화하면서 K-택소노미도 꽤나 엄격한 기준을 제시했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는 6대 환경목표와 3대 원칙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① 온실가스 감축, ② 기후변화 적응, ③ 물의 지속가능한 보전, ④ 자원순환, ⑤ 오염 방지 및 관리, ⑥ 생물다양성 보전이라는 6가지 목표와 ① 환경목표 기여, ② 심각한 환경피해 없을 것(DNSH), ③ 최소한의 보호장치, 3대 원칙을 지켜야만 하는 것이다. 이러한 6대 목표와 3대 원칙에 기반 해 활동기준 충족 여부를 살펴보고, 인정기준과 배제기준, 보호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녹색분류체계에 적합하다는 판단을 받을 수 있다.

까다로운 잣대는 재생에너지라고 예외는 아니다. 태양광과 풍력이 우리나라의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필수적인 발전원이라 할지라도 이 기준을 충족해야만 '녹색분류체계에 해당하는 사업'으로 분류될 수 있다. 태양광 발전시설을 짓기 위해 대규모 토지조성을 하는데 그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되거나 하천 또는 지하수가 오염된다면 '부적합' 판정을 받게 된다. 마찬가지로, 대규모 풍력 발전 단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생태계나 서식지의 파괴가 발생한다면 이 역시 K-택소노미에 해당하는 활동으로 분류될 수 없다.

최근에 보물섬과 인근한 여수시 묘도에 ‘동북아 LNG 허브 터미널 항만시설이 들어온다고 한다. 동북아 LNG 허브 터미널은 65만㎡ 용지에 1단계로 20만㎘급 액화천연가스(LNG) 저장탱크 4기와 기화송출설비, 최대 12만7000t 규모의 부두 시설을 조성하는 것이다. 지난해 착공해 2025년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동북아 LNG 허브 터미널은 지난해 9월 15일 산업부에서 3·4호기 LNG 저장탱크(20만㎘급)에 대한 공사계획 승인을 받았다. 이미 건설 중인 1·2호기에 이어 3·4호기까지 추가 승인을 받음으로써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동북아 LNG 허브 터미널은 LNG의 저장·공급은 물론 국내외 LNG 트레이더 등 다양한 수요처에 LNG를 저장·반출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순수 상업용 LNG 터미널로서 요건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NG도 사용하면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화석연료이다. 결국은 자초자산이 되고 매몰비용이 될 수밖에 없는 LNG를 위한 투자는 우리의 미래 세대들에게 짐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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